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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주의 파산과 건물소유권
기사입력 11-04-11 14:41   조회 : 4,542
 
 
건축주의 파산과 건물소유권
 
 
 
은행대출로 토지를 매입하고 건축허가를 받아 건물을 짓고 있던 A는 은행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파산했다. 그의 토지에 설정되었던 은행의 저당권이 실행되어 경매절차가 진행됐고 이를 경락받은 B는 그 지상에 존재하는 건물도 자신에게 이전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B가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은 첩첩이다. 건물의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는가, 건축허가를 받았던 건축주의 이름을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가, 이미 건물을 짓기 위해 들어간 자재비와 인건비를 받지 못한 건설업자에 대해서는 누가 돈을 지불해야 하는가 등등 산적한 문제가 민법과 행정법상의 쟁점으로 부상한다.

우리의 민사법제는 건물과 토지를 별개의 부동산으로 보는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건물소유주와 토지의 소유주는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건물이 새로 생겨날 때에는 건물이 완공돼 토지로부터 독립된 부동산으로 인식될 수 있는 정도에 이를 때 건물주가 새로운 소유권을 획득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앞에서 설명한 사안에서 건물이 아직 완성되지 않아 토지와 별개의 부동산으로 인정되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라면 경락인 B는 토지와 미완성 건물에 대한 소유권을 함께 취득한다.
 
그러나 건축법상 건축허가를 받은 건축주는 여전히 A이므로 A가 협력하지 않으면 건축주를 변경하고 건물을 완성시키기 어렵다. 물론 민사적 관점에서는 A의 권리는 소멸한 것이지만, 건축주변경을 승인해야 하는 구청의 입장에서 보면 행정청과 전혀 별개로 진행된 경락절차만을 믿고 건축허가를 변경하기가 쉽지 않다. 구청이 아주 곤란한 입장에 처하면 현재의 건물을 헐고 다시 짓는 건축허가를 신청하도록 종용할 여지도 있다. 만약 공사비를 받지 못한 이해관계인이 있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할 것이다. 

앞의 경우와 달리 만약 건물이 이미 독립된 부동산으로 인식될 수 있는 상태에 도달했다면 경락인 B는 토지만을 취득할 뿐이고 건물의 소유자는 여전히 A이다. 만약 토지소유자와 건물소유자간에 원만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두 소유권을 일치시킬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러므로 이런 상태에서는 공사를 완료하거나 사용승인을 신청하는 등의 절차가 교착상태에 빠지게 된다. 민법에서는 이러한 경우를 상정해서 건물도 같이 경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법 제365조), 이는 강제규정이 아니다. 이 조항을 개정해서 건물과 토지의 소유권이 동일인에게 속할 때에는 토지와 건물을 반드시 동시에 경매하도록 강제할 필요가 있다.

건물과 토지의 소유권 문제가 정리되어 이들이 한명에게 속한다고 해도 여전히 행정청과의 관계에서는 문제가 남게 된다. 만약 건물이 사용승인까지 마친 상태이고 건축물대장이 존재하면 새로운 소유자 이름으로 대장상의 건축주명의를 변경할 필요가 생긴다. 통상 등기소에서 건축물대장상 건축주가 아니면 보존등기를 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건축법적 관점에서 보면 건축물대장에 등재되는 건축주는 실제로 건축을 한 사람이어야 하기 때문에 건축에 간여하지 않은 사람을 건축주로 등재하는 것은 옳지 않다. 대법원이 건축주명의변경에 대해 취소소송을 허용하고 본안판단까지 하는 것은 그래서 좋은 해결책이라 볼 수 없다.
 
경락을 허가한 법원의 결정문과 건축물대장을 요건으로 등기소에서 새로운 소유자에게 보존등기를 허용하도록 등기예규를 바꾸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이기 때문이다. 건축물대장상의 건축주명의는 민사상 소유권을 증명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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