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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조감도(鳥瞰圖)의 위험성
기사입력 11-04-25 11:00   조회 : 4,224
 
 
 
프로젝트 조감도(鳥瞰圖)의 위험성
 
 
 
대도시 길목이 좋은 지역에 개발계획이 확정되면 언론이 이를 보도하는데, 개발사업을 진행하는 사업자들은 홍보를 보다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사업의 청사진을 그림으로 표현한다. 이런 그림은 관점을 하늘을 나는 새의 위치로 설정해서 그려지기 때문에 통상 조감도라 불린다. 조감도의 강점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개발계획이 이미 현실인 것과 같은 믿음을 주고 이에 대한 투자도 역시 구체적인 자산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준다는 데 있다. 이 조감도는 언론보도에 이어 해당 지역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커다랗게 전시되면서 그 지역을 찾는 사람들에게 개발사업의 당위성과 구체성을 강하게 보여준다.

그러나 프로젝트의 조감도는 프로젝트가 성공했을 때를 전제로 그려진 것이므로 가상의 그림에 불과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사업부지 전체에 대한 토지소유권이 아직 사업시행자에게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된다는 점이 조감도의 가장 큰 약점이다. 뉴타운 등 각종 프로젝트를 규율하는 법률은 그래서 사업시행자를 정하고 그들이 토지소유권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다양하게 정하고 있다. 그러나 법률의 수권에도 불구하고 프로젝트에서 토지소유권을 확보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예기치 않은 장애물을 만나 프로젝트 전체가 좌초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최근 일부 사업을 중단하기로 발표된 뉴타운들의 경우에도 사업이 시작되는 초기에 예외 없이 모두 프로젝트 조감도가 발표됐던 현장들이다. 그 그림은 엔지니어링 회사나 설계사무소에서 돈을 받고 그려주는 것인데, 이들은 의뢰인이 사업을 시행하고자 하는 구역을 정해주면 그 면적을 전제로 건물을 그려 넣을 뿐이다. 그림을 그리는 것이 직업이고 잘 그리도록 배웠으니 잘 그릴 뿐이고, 나중에 그 토지소유권이 확보되는지 또 프로젝트가 성공할 것인지는 이들과 전혀 무관한 것이다. 그러므로 프로젝트 조감도가 일반인들에 주는 믿음은 지난 시절 개발사업의 성공신화가 만들어 낸 관행적 믿음과 그림이 주는 착시 등으로 구성된 신기루 같은 것이다. 

프로젝트를 시작해서 투자자를 모아야 하는 사업자에게 조감도를 그리지 말라고 할 수는 없다. 그리고 사업자의 요청에 의해 조감도를 그리는 사람들에게 그 일을 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다. 그러나 사업의 초기에 사업시행자가 제시하는 조감도를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서 자신들이 그린 그림인 것처럼 언론에 보도자료로 배포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다. 이는 국가나 자치단체가 프로젝트의 성공을 보증하는 행위로 오인될 수 있기 때문에 행정주체가 할 수 있는 선을 넘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는 오히려 조감도가 과장된 것이 아닌지, 또 프로젝트가 이해관계인의 권리침해 없이 잘 진행되는가를 감시해야 하는 감독기관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돌이켜 보면 뉴타운을 비롯한 각종 굵은 프로젝트는 서울시나 자치단체가 앞장서서 보도자료를 내고 조감도를 보증하는 듯한 행태를 보였다. 그래서 그 조감도가 실현될 것으로 믿는 전국적 투기광풍이 몇 년에 걸쳐 휘몰아쳤던 것이다. 그 프로젝트들이 각종 법적 장애를 만나 실현가능성이 낮아지자, 이제 자치단체는 홀연히 감독자의 지위로 돌아와 있다. 조감도는 조감도였을 뿐이라는 것이다. 누구를 원망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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