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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구시가지와 재개발의 악연
기사입력 10-08-16 10:40   조회 : 4,453
 
 
성남구시가지와 재개발의 악연
 
 
 
1971년 8월 발생한 광주대단지 사건은 1960년대 후반부터 서울 청계천, 중랑천 같은 도심에서 도로나 국공유지를 무단으로 점유하고 있던 철거민들의 이주과정에서 발생했다. 서울로 접근할 수 있는 교통도 마련되지 않고, 기반시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데다가 택지의 공급가격도 너무 높게 책정돼 이주민들의 불만이 폭발했기 때문이다. 그 당시 경기도 광주군에 속했던 광주대단지는 그 후 성남시로 승격되었고, 분당의 북쪽에 놓여있는 지금의 성남시가 되었다. 성남시는 바로 옆의 분당구에 비해 오래됐다는 이유로 속칭 성남구시가지로도 불리고 있다. 광주대단지가 형성되기 시작한지 벌써 30년이 넘어가고, 형성과정에 섬세한 도시계획이 있었던 것도 아니므로 구시가지에 대한 재개발압력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일 것이다. 

 
그래서 주택가격이 상승기에 있었던 지난 10년은 성남구시가지에서 재개발을 추진할 수 있는 좋은 시기였다. 성남은 분당, 판교와 가깝고 서울도 멀지 않으므로 아파트를 건설하면 분양이 잘 될 수 있는 좋은 입지이다. 물론 송파의 롯데월드 건설로 촉발된 공군비행장의 활주로 조정문제가 수정구, 중원구의 재개발에 악재가 되었지만, 전체적인 사업이 좌절될 정도는 아니었다.
 

얼마 전 성남시장이 판교신도시 건설에 대한 지불유예를 선언한 것과 때를 맞추어 LH공사가 성남구시가지 재개발에서 손을 떼겠다는 발표를 했다. LH공사는 판교와 구시가지재개발문제는 별개의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에 대한 항간의 추측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다. 이해관계도 없고, 내용도 잘 모르는 일반 국민 입장에서 보면 제일 처음 드는 의문이 왜 재개발사업을 LH공사가 하는가이다. 그리고 LH공사는 재개발사업을 하고 싶지 않을 때 사업의 중단을 선언하면 그만인가 하는 의문도 꼬리를 문다.

 
LH공사가 주공, 토공을 통합해서 탄생하면서 엄청난 부채에 시달리고 있고, 이것이 성남재개발을 중단하게 되는 배경이라는 점은 쉽게 추측할 수 있다. 그러나 성남시 재개발과 관련해서는 연혁적으로 조금 더 생각해 봐야 할 문제가 있다. 지난 정부는 지방분권의 원칙에 입각해서 각종 공기업들을 지방으로 이전하도록 정했으나, 지방이전은 공사들이 원했던 것이 아니다. 그래서 공사들은 경기도나 서울에 새로운 사업들을 마구 벌이기 시작했다. 지방으로 본사를 이전해도 경기지사와 서울지사에 일이 많으면 많은 직원들이 수도권에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경기도의 재개발사업은 뉴타운을 위한 재정비촉진법의 제정과정에서 법률의 적용범위를 서울과 광역시로 한정하지 못하게 한 주된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다.   

 
재개발사업은 통상 민간건설업자가 주민으로 결성된 조합과 공동으로 시행하고 조합이 많은 결정권을 갖는다. 이에 비해 이번에 중단이 선언된 사업장은 LH공사가 사업시행자이고 주민들은 의사결정권이 거의 없는 곳이다. 왜 성남의 주민들은 현대나 삼성 같은 민간건설사를 공동시행자로 선택해서 자신들이 원하는 재개발을 하지 않고, LH공사를 선택했을까. 이 문제가 먼저 풀려야 사업중단의 정당성이 판단될 수 있다. 또 조합이 결성되어 사업이 시작되면 일개 토지소유자도 사업에서 자유롭게 이탈하지 못하는 것이 재건축과 재개발사업의 원칙이다. 조합원도 사업자에 속하게 되어 사업에서 발생한 손실을 부담해야 할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공익을 위해 설립된 공기업이 사업을 시행하다가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업에서 자유롭게 이탈할 수는 없다. LH공사는 다른 정당한 이유를 찾아야 한다.
 
<저작권자 도시개발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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