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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법의 변천사3 - 재건축
기사입력 10-05-03 10:33   조회 : 4,265
 
 
건설법의 변천사3 - 재건축
 
 
 
1970년대에 강남을 개발하면서 새롭게 들어서기 시작한 아파트들 때문에 민법학계에는 큰 고민에 빠졌다. 그 이전까지 존재하던 건물은 보통 단독주택이었고 소유권도 1인에게 속하는 간명한 것이었지만, 아파트는 기존의 소유권과 좀 다른 점이 있었던 것이다. 아파트는 하나의 고층건물 속에 다양하게 구분되는 전유부분이 존재해서 그 부분에 대한 소유권을 인정해야 하고, 복도와 같은 공용부분을 관리하기 위한 새로운 규율이 필요했다. 그래서 이에 대한 대책으로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집합건물법)’이 제정되었고 전유부분과 공용부분의 소유 및 관리에 대한 특별조항이 마련됐다.
 

이렇게 제정된 집합건물법에서 그 당시는 별로 주목을 받지 않았지만 나중에 엄청난 마력을 발휘한 것이 재건축결의와 매도청구에 관한 조항이다. 집합건물은 건축 후 오랜 기간이 경과하면 건물이 낡아 다시 지어야 하는데, 민법의 일반법리에 의하면 이러한 개축은 공유물의 처분에 해당되므로 공유자 전원의 동의가 필요하다(민법 제264조). 이에 의해 사후에 집합건물의 개축이 불가능해질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특칙이 필요했고, 결국 집합건물법에는 구분소유자 4/5의 동의를 받아 재건축결의를 하면 반대하는 자들의 소유권을 이전받아 재건축을 할 수 있도록 정해지게 됐다. 이 때 건축물을 헐고 다시 건축하는 행위를 건축법의 용례에 따라 개축이라 하지 않고 우연히 재건축이라 칭하면서 집합건물, 특히 아파트의 개축은 재건축이라 불리게 됐다. 
 
 
1980년대 중반 이후 집합건물법의 재건축관련 조항을 이용해 재건축을 시도하던 여러 현장에서 주택건설촉진법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이 동시에 모색되기 시작했다. 아파트의 재건축은 주택건설촉진법에 의해 사업승인을 받아 아파트를 지어야 하는 사업이었기 때문에 동법의 협력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1987년 12월에 주택건설촉진법이 개정되면서 공동주택 재건축에 대한 관련조항이 부분적으로 도입되는데, 주택조합의 일종으로 재건축조합이 편입되고 재건축조합의 인가와 관련된 특칙들이 마련됐다. 이에 따라 마련된 동법시행령은 재건축대상 아파트를 준공 후 20년이 경과한 것으로 정함으로써(동시행령 제4조의2) 1970년 이전에 건축법에 의해 건축된 아파트들이 주 대상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곧 1990년대에 이르면 주택건설촉진법에 의해 사업승인을 받았던 강남의 많은 아파트들이 그 요건을 충족하게 되고 2000년에 접어들면 강남의 재건축시장은 걷잡을 수 없는 열기에 휩싸이게 된다. 재건축의 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한 일환으로 주택건설촉진법에는 1997년 안전진단에 대한 조항이 마련되고(주택건설촉진법 제44조의3, 동법시행령 제42조의4) 이를 통해 재건축을 저지할 수 있는 공식적인 수단을 행정청이 확보한다. 그러나 안전진단이라는 소극적인 수단만으로 재건축의 열기를 막는 것이 역부족이었고, 결국 주택건설촉진법 시대의 재건축은 2003년 도시정비법의 제정으로 종언을 고했다. 
 
 
도시재개발법에 의한 재개발사업과 주택건설촉진법에 의해 진행되던 재건축사업을 통합한 도시정비법은 재건축사업을 재개발사업과 같이 엄격한 절차로 통제하고 시공자선정시기를 제한하는 규정을 통해 재건축을 사실상 봉쇄했다. 정부가 바뀌고 다시 시공자선정시기가 조합설립인가 이후로 변경되었으나 그 외 잘 보이지 않는 규제로 재건축은 아직도 되살아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더해 최근 서울시의 주장으로 시작되고 있는 공공관리자제도는 재건축을 더욱 이해하기 어렵고 복잡한 상황으로 몰고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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