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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대책과 특별공급
기사입력 11-01-10 10:35   조회 : 4,330
 
 
이주대책과 특별공급
 
 
 
한국사회의 경제발전에 수반해서 행정주체가 시행하는 공익사업의 수가 현저히 증가했고 수많은 토지나 건물들이 수용됐다. 토지보상법은 개별적인 소유자들에게 토지와 건물에 대해 금전으로 보상하는 방식을 원칙으로 하고 있었지만, 댐건설처럼 사업의 규모가 커지면 몇 개의 마을이 사라지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렇게 되면 수용을 당하는 소유자들의 불만은 토지나 건물에 대한 보상만으로 해소되지 않았고, 이는 공익사업의 기간을 연장시키는 원인이 됐다. 또 이와는 다른 차원에서 토지와 건물 어느 것도 가지고 있지 않은 세입자들에 대한 보상조항들이 마련되기 시작했다. 이렇게 재산권보상만으로 해소되지 않는 불이익을 보상하기 위해 발전된 제도들을 묶어 공법의 영역에서는 ‘생활보상’이라는 용어가 만들어졌다.
생활보상 중에서도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이주대책이라는 수단이었는데, 토지보상법상 이주대책은 사업시행자가 이주정착지를 만들어 이주대상자들을 이주시키는 물리적 수단이었다. 토지보상법은 자신의 오래된 마을을 잃은 사람들에게 토지나 건물에 대한 보상금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불이익을, 새로운 마을을 만들어주는 방식으로 해소하고자 했다. 사업시행자가 이주정착지를 조성해서 주택이나 택지를 이주대상자들에게 원가에 가깝게 파는 방식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마을사람들의 집단적 이주에 안성맞춤이었다. 그래서 토지보상법상 이주대책은 생활보상의 중요한 수단으로 인식되었고 다양한 조항들이 이주대책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런데 1980년에 택지개발촉진법이 제정되고 활성화되면서 기존의 이주대책보다 더 효율적인 생활보상이 관심을 받게 되었다. 그것이 바로 택지개발지구내에서 이루어지는 택지의 특별공급이라는 제도였다. 신도시를 건설하기 위한 택지개발사업도 전통적인 사업처럼 대규모로 이루어지고 수용권이 필요한 공익사업이었지만, 사업의 성격상 당해 사업지구내에서 일정한 택지나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는 특색이 있었다. 사업시행자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이주정착지를 건설하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었고, 주민들도 국가가 개발하는 신도시내에서 새로운 택지나 주택을 공급받을 수 있다면 새로운 이주정착지 같은 것은 필요하지 않았다. 그 결과 사업시행자는 특별공급을 선택해서 이주대책을 마련하지 않아도 되도록 토지보상법이 개정됐다.
199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 전통적인 의미의 이주대책은 거의 소멸하고 소송에서 등장하는 대부분의 사례들은 모두 특별공급과 관련된 것으로 바뀐다. 부동산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던 시기에 대부분의 이주대상자들이 한적한 이주정착지의 토지보다는 신도시의 아파트나 택지를 특별공급 받는 것을 선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토지보상법은 여전히 이주대책에 많은 조항들을 두고 있는 반면, 특별공급에 대해서는 시행령의 일부조항만을 두고 있을 뿐이다. 당연히 소송은 특별공급과 관련해서 집중적으로 발생하지만, 관련조항이 몇 개 없으므로 법원도 기준을 찾기 어렵다. 
최근에 이주정착지의 생활기본시설 설치비를 사업시행자에게 부담시키는 토지보상법의 조항이 특별공급에 적용되는가를 둘러싸고 격렬한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이 또한 특별공급과 이주대책의 관계가 불명확하고, 특별공급에 대한 법적 근거가 불완전해서 생기는 분쟁이다. 사회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법률이 불필요하게 많은 비용을 초래하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정부는 더 늦기 전에 이주대책과 특별공급의 개념을 정하고 그 적용법조를 명확히 하는 법률개정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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