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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단위계획의 기능
기사입력 09-02-04 11:38   조회 : 4,355
 
 
지구단위계획의 기능
 
 
 
지구단위계획이라는 단어는 기술적인 용어이므로 일반인에게는 낯선 개념이지만, 또한 지난 몇 년간의 부동산활황기에 투자 기회를 찾던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상황판단을 어렵게 만들었던 것 중의 하나이다. 지구단위계획은 도시계획의 일종인데, 비교적 최근에 도입된 새로운 도시계획인데다 명칭도 여러 차례 바뀌어서 이해하기 쉽지 않다.
 

도시계획이란 도시를 통제하는 지도형태를 띠는 행정처분인데, 누구도 도시계획에 반해 건물을 지을 수 없다는 점에서 도시계획은 토지소유자의 권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통상 건물을 지을 수 있다는 것, 특히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있다는 것은 토지의 가격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므로 도시계획에 의해 도시의 땅값은 결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원래 우리가 사용하던 전형적인 도시계획은 용도지역제라 불리는 것인데, 이는 도시를 크게 기능별로 나누어서 주거지역, 상업지역 등 용도를 부여하는 도시계획이다. 1930년대 사용되기 시작한 용도지역제는 그러나 개별 필지에 대한 통제는 하지 않고 수천 개의 필지가 포함된 지역을 묶어서 단순히 주거지역, 상업지역으로 나누었을 뿐이다. 그러므로 개별 용도지역 안에 존재하는 개별필지들이 크기가 각각 다르거나, 사각형이 아니거나, 맹지이거나, 지목이 대지가 아니거나 하는 등의 다양한 문제는 도시계획으로 풀리지 않는 사각지대에 놓여졌다.
 

1980년대 건축법에 ‘도시설계’라는 이름으로, 1990년에 ‘상세계획’이라는 이름으로 도입됐던 새로운 도시계획 기법은 용도지역만을 정하던 기존 도시계획의 한계를 극복해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으며, 이들은 2000년 도시계획법 전문개정에 의해 ‘지구단위계획’이라는 이름으로 통합됐다. 지구단위계획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개별필지의 경계선까지 모두 담아내는 상세한 도면형태를 띤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신도시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지구단위계획을 그리는 계획가는 자신이 만들어 내는 가지런한 필지 위에 개별적인 건물들이 들어설 것을 확신할 수 있다. 그러나 이미 필지의 모양이 불규칙하게 존재하는 기성시가지로 가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계획가가 기존의 필지경계선과 다른 지구단위계획을 그리는 것을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지구단위계획에서 장차 새롭게 건물을 지을 때 기존의 필지 2,3 개를 합쳐서 건축하도록 정할 수 있지만, 법원조차도 그 구속력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므로 지구단위계획에 의해 필지들이 합쳐지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무엇보다도 기성시가지의 지구단위계획은 기존의 용도지역제에 비해 상세한 규제를 담을 수밖에 없으므로 주민들은 이를 불이익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행정청이 지구단위계획을 많이 수립하고 싶다고 해도 주민반대로 쉽지 않다. 그러므로 지구단위계획은 아파트나 고층빌딩 등을 허용할 때, 즉 개발업자들에게 특혜를 줄 때 강요되기 십상이다. 이런 행정관행 때문에 주로 개발사업을 위해 지구단위계획이 고안된 것처럼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지구단위계획은 개발사업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넓은 도시를 섬세하게 관리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 국가가 진심으로 도시를 관리하고자 한다면 지구단위계획을 활발하게 수립할 수 있는 재정적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지구단위계획에 지금보다 더 강력한 힘을 부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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