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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과 건축법
기사입력 09-06-26 14:26   조회 : 9,308
 
 
다락방과 건축법
 
 
 
최근 서울에서 보기 힘든 제비는 단독주택이 드물어진 시가지의 양태에 따른 것이라 들었다. 제비가 트는 둥지는 사람이 사는 집이어야 하지만 아파트로 가득 찬 서울에 처마나 추녀를 가진 집들이 점점 부족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 없어지는 것은 단독주택이 사라지는 것과 시기를 같이 하는 것들이 많은데, 마당, 광, 다락 같은 공간과 그를 지칭하는 용어들이 이에 속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다락은 물건을 쌓아 놓는 보물창고 같은 곳이고 집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어서 어린 아이들이 아주 좋아하는 공간이었다.
 
 
개념상 다락은 반드시 단독주택에만 설치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높이가 1.5m을 넘지 않으면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에도 설치될 수 있는 공간이다. 다락은 구조적으로 기와집 같이 비스듬한 지붕 밑에 설치하는 또 하나의 층으로서 반자와 지붕사이의 빈 공간을 이용하는 틈새 공간이다. 이를 반영해서 현행법령은 층고(層高)가 1.5m, 경사진 형태의 지붕인 경우에는 1.8m 이하인 다락은 바닥면적에 산입하지 않도록 정해져 있다(건축법시행령 제119조). 건축법시행령의 이 조항은 다락에 대해 건축법이 정하고 있는 유일한 조문인데, 다락의 개념이나 요건 등을 하나의 문장 속에 불충분하게 담고 있어서 체계상으로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
 
 
다락은 건축물의 신축 당시에도 만들어 질 수 있지만 건축물 사용승인 후에도 추가로 설치될 여지가 많은 시설인데, 바닥면적을 증가시키지 않은 것이므로 증축신고의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렇게 되면 당해 건축물에 다락이 새롭게 설치돼 있는지, 위험하지 않은지 하는 문제에 대해 행정청이 개입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 이처럼 다락은 건축물대장을 작성할 때 또는 사후적으로 연면적에도 전체면적에도 잘 나타나지 않은 사각지대의 시설이다.
 
 
건축법은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과 거래의 명확성으로 보장하는 목적을 동시에 띠는데 현행 제도만으로는 다락에 대한 위험을 통제하기 어렵고 또 거래의 대상으로 면적이 건축물대장이나 등기부에 잘 드러나지 않는다. 최근 오피스텔 등 원룸을 건축하면서 다락에 대한 법령의 맹점을 악용해서 복층구조의 원룸들이 많이 건축돼 분양되고 있지만 건축법은 이에 대해서도 무력할 수밖에 없다.  
   
 
건축법령 자체가 표현하고 있는 바와 같이 다락은‘층고’가 낮은 공간이다. 층고가 낮다고 표현하는 것은 그 자체가 하나의 층이라는 것을 의미하지만 건축물의 층수를 계산할 때 다락을 포함해서 층수를 계산하는 것은 상식에 반한다. 건축법은 다락이 어떤 목적으로 설치돼야 하고, 왜 다락을 바닥면적에서 제외하며 어떤 경우에 건축법이 일반적 규정을 다락에 적용해야 할 것인지를 정해야 한다. 단지 다락을 바닥면적에서 제외하는 정도의 입법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의미이다. 
 
 
가끔 시내의 술집에 들어가보면 고개를 숙이지 않고는 걸어다닐 수 없는 복층에 몇 개의 테이블이 놓여 있다. 그 복층의 위를 걸어다닐 때마다 과연 이 구조물이 사람의 몸무게를 잘 버텨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물론 그 복층 아래의 테이블에 앉아 삐걱거리는 소리를 듣는 것은 더 불안한 노릇일 것이다. 구청에서는 이 다락의 존재에 대해 알고 있을까? 건축물대장에는 이 복층이 나타나 있을까?
아는 게 병이다.   
 
 
<저작권자 도시개발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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