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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중심형 사업과 처분중심형 사업
기사입력 09-07-13 15:29   조회 : 4,088
 
 
정관중심형 사업과 처분중심형 사업
 
 
 
개발사업 중 조합에 의해 진행되는 개발사업들은 다양한 형태를 띨 수 있는데, 법의 통제강도를 기준으로 공법적 통제가 강한 처분중심형(處分中心型) 사업과 공법적 통제를 약하게 가미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사적자치를 존중하는 정관중심형(定款中心型) 사업으로 구별할 수 있다.
 
 
정관중심형 사업은 개발사업 중에서도 절차가 단순하고 규제가 약해 조합정관에 사업의 주된 내용이 담기며 정관의 구속력에 의존해서 사업이 진행된다. 정관중심형 사업은 사업의 공공성이 높지 않은 경우 조합원들의 사적자치가 보장되는 방식으로 제도가 마련된다. 이러한 사업은 조합설립에 대한 행정청의 승인 이외에 사업의 개시, 사업대상지 결정, 소유권박탈, 경비부과, 권리배분 등 중요한 사업의 내용들이 모두 조합의 정관이 정하는 바에 의존한다. 결국 소송의 형태도 민사소송이 되는 것이 통례이며 소송에서 현출되는 다양한 쟁점들이 통상 조합정관의 해석문제로 수렴되는 경향을 보인다. 주택법상 지역조합, 직장조합 사업이나 구법시대 재건축사업은 전형적인 정관중심형 사업의 예이다.
 
 
이에 비해 처분중심형 사업방식은 사업의 각 단계를 중요한 행정처분으로 정해 행정청이 개입하거나 또는 조합에게 행정처분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설계된다. 처분중심형 사업은 사업의 진행단계별로 엄격한 행정통제 제도가 마련되는 반면 조합정관은 그 역할이 상대적으로 축소된다. 처분중심형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사업의 가장 민감한 문제인 권리배분의 내용을 관리처분계획 등으로 정해서 행정청의 인가를 받도록 한다는 점이다. 그 외에도 사업의 대상지역과 개시여부가 구역지정이라는 처분에 묶이고, 소유권박탈은 수용재결을 통해, 경비 등 조합원의 금전납부의무는 청산금부과처분 등 각종 행정처분으로 집행된다.
 
 
사업의 진행과정에서 자신의 권리가 침해된다고 생각하는 조합원은 법이 정하고 있는 각종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통해 자신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 때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은 각 단계별로 조합원에게 내려진 처분들이며, 조합정관을 다투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사업에서 조합정관은 상대적으로 그 역할이 축소되는 반면, 사업시행자인 조합의 의사결정에 조합원의 의사를 반영하기 위해 총회결의가 다양하게 설계돼 행정처분의 기초가 된다. 구법시대 재개발사업이나 현행법상 조합이 진행하는 정비사업 일반, 도시개발법상 조합사업 등이 처분중심형 사업에 속한다.
 
 
대법원은 구법시대에 재건축사업에 대해 비용분담에 대해 엄격하게 판단하면서 비용분담이 구체적으로 합의되지 않은 조합설립이 무효라거나, 비용분담에서 정해진 공사비를 임의롭게 변경하는 것이 무효라는 ‘비용분담론(費用分擔論)’을 발전시켜 왔다. 공적 통제가 높지 않은 재건축사업에서 정관의 내용을 통제해서라도 조합원의 이익을 보호할 필요가 높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법시대 재건축은 지역조합, 직장조합 사업과 동일한 수준으로 평가돼 공적 통제가 높지 않았고 상대적으로 높은 사적 자치가 보장되는 정관중심형 사업이었다. 그러므로 2003년 도시정비법에 의해 재건축사업이 처분중심형의 체계에 편입됐을 때 법원의 비용분담론은 제도개편의 취지에 따라 자신의 역할을 축소해야 했다. 그러나 오히려 법원은 정관중심형 사업에서 발전된 비용분담론을 재개발, 도시환경정비사업 등 오랜 기간 처분중심형으로 진행해오던 사업에 확대적용하는 잘못을 범하고 있다. 법의 체계와 판례가 전면적으로 불일치하는 상태가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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