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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과 건폐율, 용적률
기사입력 09-04-02 11:00   조회 : 6,363
 
 
마당 건폐율, 용적률
 
 
 
어린 시절 마당에서 강아지와 이리저리 뛰어 다시던 기억이 아직 남아 있는 사람에게 마당은 특별한 공간이다. 겨울이 되면 김장독을 묻기 위해 마당의 한 구석을 파고 겨우내 가마니로 덮어 놓은 장독 뚜껑을 밟지 않기 위해 조심조심 걸어 다니곤 했다.
 

1962년 건축법이 제정될 당시부터 건폐율 조항은 이미 대지의 일부만을 건축물로 덮도록 하고 있었다. 초기의 건폐율은 주거지역에서 대지의 6/10을 초과할 수 없었고 이외에도 별도로 10평을 건폐율 계산에서 제외하고 있었다(1962년 건축법 제39조).
 
 
그러므로 50평의 대지를 가지고 있었던 토지소유자는 10평을 제외한 40평을 기준으로 그 60%에 해당하는 24평만을 건축면적으로 할 수 있었고 나머지 26평은 마당으로 남겨 놓아야 했다. 이 조항은 1960, 70년대의 주택이 왜 자신보다 더 넓은 마당으로 둘러싸여 있었는가를 설명해준다.
 

초기의 건폐율 조항은 목조건물이 많았던 일본 건축법의 영향을 받아 화재시 연소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됐다. 그러나 건폐율은 건축물이 대지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조절해서 마당과 같은 공지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며, 화재에 대비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현재 주거지역의 건폐율은 70% 이하로 완화돼 있고 도시 내 대부분의 주택은 그 상한선을 거의 가득 채워 건축되고 있다. 그 나마 남아 있는 공지도 마당이라기보다는 주차장으로 사용되거나 건물의 북쪽에 치우쳐 건폐율에 대한 통제조항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는 일제시대부터 활용돼 왔던 건폐율 제도와는 달리 용적률이라는 개념은 1970년이 돼야 법률에 등장하기 시작한다. 용적률은 허가받은 대지면적에 대한 건축물 ‘바닥면적’의 합(연면적)을 의미하는데 높이에 대한 직접적 통제는 아니지만 결국 건물의 층수를 결정하는 기능을 한다. 건축물의 바닥면적은 각 층의 내부에서 실질적으로 활용되는 면적을 뜻하며, 이를 모두 더한 것이 연면적이다.
 

1962년 제정 건축법은 단순히 건축물의 높이에 대한 제한(절대고)만을 두어 건축물은 주거지역 20m, 기타지역 35m를 넘을 수 없었다. 1970년에 접어들면서 건축법은 용적률이라는 개념을 받아들였는데, 이는 절대고로 건축물의 높이를 제한하던 단조로운 통제를 포기하는 대신 대지면적과 공지를 넓게 확보한 ‘고층건물’을 권장하기 위해 고안된 제도이다.
 
 
63빌딩의 용적율이 약 540%라고 하니 현재 주거지역 500%로 국토계획법에 정해진 용적률은 아파트만을 의식하고 정해진 조항이라 봐도 틀리지 않다. 용적률제도는 높은 건물을 권장하고 공지를 많이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현재 아파트 사업승인의 쟁점은 허용용적률의 수치계산에 집중돼 있다.
 

건폐율과 용적률이 건축법과 국토계획법에 등장하고 운영된 지 오랜 시간이 흘렀다. 그러나 용어가 기술적인 면을 강하게 띠고 있어서 그것이 법적인 개념이라는 의식도 높지 않고 개념의 취지나 운용방향에 대한 깊은 성찰도 충분하지 못했다. 건폐율과 용적률이 잘 설계되고 정확하게 운용되면 아파트와 고층건물에 둘러싸인 도시민들은 새롭고 아늑한 또 다른 마당을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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