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금지의 빗장이 풀리는가?
참여정부가 집권할 시기에 강남의 재건축은 활활 타오르는 불길과 같았다. 재건축으로 늘어나는 개발이익이 아파트를 소유한 사람들에게만 귀속되었고, 투기열풍이 회오리바람처럼 일었다. 이에 비해 재개발사업은 다 식은 구들장의 윗목처럼 강북과 지방의 대도시에서나 겨우 명맥을 유지할 정도였다. 참여정부가 재건축을 거의 금지하는 수준으로 각종 대책을 쏟아 놓은 5년이 지나자 이제 재건축보다 오히려 재개발이 건설업자들의 관심을 더 끌고 있다.
도시의 노후 주거단지는 아파트가 노후화 된 지역과 단독주택이 노후화된 지역으로 나뉘는데, 통상 아파트는 재건축되고 단독주택은 재개발되는 것으로 이해해도 좋다.
아파트 지역은 상대적으로 기반시설이 좋지만 노후화된 단독주택지는 기반시설이 형편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파트가 들어서 있는 곳은 강남처럼 입지가 좋은 편이므로 재건축이 성공하면 분양여건이 좋고, 개발이익도 많을 수밖에 없다. 이에 비해 기반시설이 열악하고 주택도 노후, 불량인 단독주택지역은 입지가 좋지 않아 분양이 쉽지 않고 개발이익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재개발사업이 이런 저런 관심을 끄는 것은 재건축에서 출구를 빼앗긴 건설자본의 유일한 탈출구이기 때문이다.
2003년 재건축과 재개발을 통합했던 도시정비법은 재건축을 강도 높게 통제하는 방식으로 개정을 거듭해 왔다. 그러나 기성시가지를 재생할 필요성은 반드시 단독주택지에 국한되지 않고, 강남을 비롯한 아파트지역에 대한 재정비도 피할 수 없다. 특히 지난 5년간 집중적으로 억제되었던 아파트 재건축은 이제 거의 임계점을 넘어 가고 있다. 우리는 은마아파트를 언제까지 방치할 수 있다고 믿고 있는가?
아파트 재건축에 대한 금지의 빗장은 언젠가 풀리게 될 것이다. 강남에서 주택단지를 정비하고 주택을 공급하는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아파트 재건축의 규제가 완화될 때 가장 권장할 만한 방법은 용적률을 가능한 한 높이는 것이다. 그리고 늘어난 용적률만큼 공원과 도로를 넓혀야 한다. 이미 높게 지어진 아파트를 재건축하면서 아무런 근거 없이 200% 근처로 용적률을 제한하는 현행 제도는 허황된 미신과도 같다. 원래 용적률을 제한하는 취지는 일정 수 이상의 토지이용자를 제한하고자 하는 것이므로 용적률을 높이고, 세대수로 통제를 가하면 제도의 취지에 반하지 않는다.
개발이익을 환수하기 위해 재건축사업장에 지금과 같이 각종 부담금이나 세금을 부과하고 분양가를 제한하는 것은 아파트의 품질을 낮추는 하책중의 하책이다. 용적률을 충분히 부여한 후 발생하는 개발이익은 기반시설의 총량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으로 환수할 수 있다. 기반시설은 설계단계에서 반영되므로 법령에서 그 상한과 하한을 정하는 것으로 충분하고 지금처럼 계산도 징수도 힘들고 복잡한 부담금체계는 바로 없애야 한다.
용적률을 올리는 것도 재건축을 하는 것도 우리 사회에서 금기인 것은 아니다. 이를 금기시해 온 그간의 관행이 이상하고 또 안타까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