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건설 위한 택지개발촉진법 1980년 위헌 논란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재산권 지켜져야
지난 6월 경기도 일원에 동탄과 광교 등에 신도시를 건설하겠다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개발계획이 앞 다투어 발표되었다. 이처럼 신도시 개발계획을 발표하는 것은 새로운 일도 아니고 멀리는 분당, 일산 등 이미 신도시라 하기 어려운 도시들로부터 최근 판교, 광교, 검단 등 이름만 들어도 다 알 수 있는 새로운 도시들이 모두 정부의 신도시 건설계획에 의해 우후죽순처럼 건설되고 있다.
판교, 동탄이나 광교신도시 등 새롭게 건설되는 신도시의 대표주자들은 대부분 강남에서 경부고속도로를 통해 연결되는 가까운 경기도 지역이고 장차 이 신도시들은 사실상 확대된 서울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를 통해 부족한 주거수요를 충족시키고 계획적이고 녹지가 확보된 고급스러운 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한결같은 약속이라는 점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건설교통부가 앞서서 추진하는 신도시의 건설은 서울의 기성시가지를 재정비할 수 있는 여력을 소진시키는 주범이다. 서울의 낙후된 강북과 강서에서 주택을 새롭게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노력의 3분의 1만 있으면 100만평이 넘는 신도시도 뚝딱 만들 수 있다. 신도시는 농지와 임야에 도시계획가들이 머릿속으로 상상한 도면만 있으면, 주민의 토지를 모두 수용해서 도면대로 간단한 토지조성사업만 하면 택지가 확보되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서울이나 부산 등 대도시의 낙후된 기성시가지를 재정비하려면 이미 기존의 주택과 토지에 대한 권리관계가 실타래처럼 얽혀 있어서 1, 2만평을 재개발하기에도 무한대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해관계인 절대다수가 찬성하는 개발계획이 수립되어야 하고, 반대하는 토지소유자를 사업에서 배제시켜야 하는 절차가 10년, 20년에 이를 수 있다. 그러므로 만약 기성시가지에서 100만평 정도를 재정비하려면 그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은 단순히 신도시를 건설하는 그것의 100배 정도에 그치지 않는다. 서울 등 기성시가지를 광역적으로 재정비하기 위해 제정된 「도시재정비촉진을 위한 특별법」이 1년 동안 시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세간의 관심을 끌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처럼 기성시가지의 재정비가 어렵고 신도시의 건설이 쉬우면 기성시가지를 재정비하는 것보다는 신도시의 건설로 정책방향이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 누가 정책집행자가 되어도 국민에게 쉽게 홍보되고 단기간에 유형적 성과를 낼 수 있는 신도시 건설은 기성시가지의 재정비에 비해 유혹적일 것이다. 그러나 대도시의 기성시가지가 계속 낙후되고 공동화될 때 그 외곽의 신도시가 활발하게 건설되면 도시 자체의 생명력은 줄어들게 된다. 큰 나무가 자라면서 나무의 속이 썩으면 고목나무가 되고 결국 그 생명이 오래 가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신도시가 문제되는 것은 단지 도시의 생명력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그 보다 큰 문제는 신도시를 건설하기 위한 법제가 대한민국 헌법과 잘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신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주로 활용되는 법률은 택지개발촉진법인데, 이 법은 제정당시인 1980년도에도 이미 위헌논란 속에 신군부의 힘으로 입법된 것이다. 신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국가가 국민의 토지를 500만평씩 수용하고 그 땅을 팔아 수익을 내는 것이 1980년대에도 문제로 인식되었던 것이다.
대한민국 헌법은 국민의 재산권을 보장하고 있고(헌법 제23조제1항) 재산권보장의 핵심은 재산권자가 원하지 않는 재산권의 박탈이 금지된다는 점이다. 이 금지에 대해 헌법이 인정하고 있는 유일한 예외는 공공필요인데(헌법 제23조제3항), 이 때 헌법이 말하는 공공필요는 도로를 개설하는 등 재산권의 박탈을 정당화할만큼 공동체에 절박한 것이어야 한다.
과거 1980년대, 1990년대 주택공급률이 매우 낮고 주택을 건설하기 위해 택지가 매우 부족하던 시절이라면 국가가 택지를 확보하기 위해 토지소유자의 의사에 반해서라도 토지를 수용할 절박한 필요가 있었다고 주장될 수 있다. 그러나 주택공급률이 100%에 육박하는 현재 시점에 절박한 주택수요가 공동체의 절박한 요청이라 볼 수는 없다. 택지개발촉진법에 의한 토지의 수용이 현행 헌법하에서 정당화될 수 있는 근거가 소멸된 것이다.
헌법에 맞지 않는 낡은 법률로 토지소유자의 재산권을 박탈하여 신도시를 건설하는 것이 2007년 대한민국 법치주의 정신에 맞는가? 그리고 기성시가지를 재정비하지 않고 손쉽게 신도시만을 건설하는 것이 우리 다음 세대에 대해 책임있는 행위인가? 동탄신도시를 생각하면서 반성해본다.
(축사) “정론지로서의 역할 충실해주길…”
도시개발신문의 발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신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많은 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리고 옆에서 그를 지원해 주신 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부동산 관련제도가 숨가쁘게 변하고 있습니다.
참여정부에 들어 발표된 각종의 부동산대책들은 표면상 정책변화로 발표되었지만, 이 모두 법률과 하위법령들의 개정으로 반영되고 이에 대한 해석도 분분합니다. 부동산대책들이 부분적으로는 정부의 특성에 의해 더 빈발된 측면이 있지만, 빈발하는 대책들은 2007년 대한민국의 부동산시장이 이제 과거의 제도로 잘 통제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보여줍니다. 이에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분석과 장래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도 새로운 제도를 이해하는 사람들에 의해 주도될 것입니다. 이렇게 격렬한 변화의 한 중심에 있는 것은 변화를 주도하고 변화를 완성해가는 사람들입니다. 이제 도시개발신문이 창간되어 변화를 읽고 이를 사람들에게 전달해주는 사명을 자처함을 매우 기쁘고 고맙게 생각합니다.
시장에 부동산에 대한 각종 정보지가 많고 다양한 인터넷 포털들이 부동산 관련정보를 쏟아 내지만 법률과 제도를 중심으로 부동산정보들을 종합해주는 기능을 담당하기에 아직 이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도시개발신문이 법률과 제도에 기초해서 각종 정보들을 분석하고 제도개편의 방향을 정확하게 선도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간 도시개발 신문을 창간하기 위해 힘을 모았던 분들이 이 소망을 충족시켜 줄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지금 시작하는 도시개발신문이 비록 작은 규모이고 시장의 규모에 비해 미력한 것이겠지만, 첫걸음을 내딛고 앞으로 나아가면 어느 언론에 뒤지지 않는 좋은 시설과 규모로 성장할 것입니다. 도시개발신문이 정론지로서 도시개발, 재개발, 재건축 등 각종 개발사업의 정보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보도하는 기능을 다하고, 크게 번창하여 부동산 정보시장의 커다란 등걸나무로 성장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