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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의 관리권
기사입력 08-07-29 16:13   조회 : 4,980
 
 
아파트의 관리권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은 각 세대들이 자신만의 공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공동으로 사용하는 부분에 대해 큰 관심을 기울이기 어렵다. 그러나 경비아저씨나 청소아주머니는 자주 마주치는 분들이고 누군가 이들을 고용해야 한다는 점에 생각이 미치면 이는 공동주택의 관리라는 법적 쟁점과 만난다. 도대체 누가 우리 단지를 관리하고 그에 대해 책임을 지는가? 왜 그런가? 이것이 이해되지 않으면 관리비를 내고 싶지 않다.
 

아파트의 관리에 대해서는 크게 두 가지의 서로 다른 시각이 있을 수 있다. 아파트 소유권을 모두 모으면 거기에서 자연스럽게 관리권이 나올 것이라는 관점과 공동체 또는 국가의 권력이 일부 나눠져 아파트단지로 넘겨진 것이라는 관점이 바로 그것이다. 전자는 민사적 접근법이고 소유권을 만능으로 보는 자유주의적 사조와 연결돼 있고, 후자는 공법적 접근으로 이른바 공화주의 또는 공동체주의라 불리는 이념과 연결된다.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집합건물법)은 민법학자들이 만든 법으로 집합건물의 구분소유자들이 모두 모이면 그 집합건물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입법돼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전제가 옳고 토지소유권이 그렇게 전권능적인 것이라면, 국가 차원에서도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만 전부 모여 국가권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다.
 

국가 권력도 토지소유권의 일환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토지를 가지고 있지 못한 국민은 모두 세입자와 비슷한 처지에 놓이고 국가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없다. 이런 결과를 받아들이려면 대한민국의 헌법은 다시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주택법의 공동주택관리와 관련된 규정(주택법 제42조 이하)은 이와 달리 공동주택과 주택단지의 관리권이 법에 의해 관리주체에게 인정되는 것이고, 이러한 조항이 없이는 주택의 관리권도 인정되기 어렵다는 입장에 기초하고 있다. 그리고 주택법은 아파트의 각 동별 대표로 구성된 입주자대표회의를 일방적으로 정해 이들에게 아파트관리권의 대부분을 주고 있다. 그러므로 각 세대의 모든 소유자들이 모여 아파트를 관리한다는 원칙은 전혀 지켜지지 않고, 그 책임의 소재도 매우 불분명하다.
 

동일한 아파트의 관리에 대해 집합건물법과 주택법이 전혀 다른 세계관에 기초해서 만들어져 있고, 또 양자의 관계도 불분명하게 방치돼 있다.
집합건물법은 법무부소관이고 주택법은 국토부소관이며, 전자는 민법의 연구대상이고 후자는 공법의 연구대상일 뿐이다.
 

이렇게 제도가 후진적으로 남아 있는 동안 국민들은 주택단지에서 겪지 않아도 될 불편함에 시달리고, 공동주택은 쉽게 노후화된다.
 

이미 주거의 절반이상이 아파트이며, 국가가 아파트를 관리하기 위해 제도를 개선하고, ‘아파트관리청’을 신설하기에도 늦은 시점이다.
 

제도개선의 제1과제는 공동주택의 관리와 관련된 제도를 간명하게 재편해서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인데, 이는 양 법을 정리하는 것에서 시작될 것이다.
 

제도를 이해하지 못하는 국민들에게 관리비를 내도록 정하는 법은 정당성도 없지만, 실효성도 기대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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