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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과 세입자보상
기사입력 08-12-08 16:48   조회 : 5,660
 
 
재개발과 세입자보상
 
 
 
도시정비법에 의한 재개발사업은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에서 40년 가까이 시행된 사업이다. 재개발사업의 과정에서 사업에 반대하는 조합원과 아파트를 분양받기에는 너무 작은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 자들은 행정청에 의한 수용재결을 통해 재개발사업에서 배제되는 운명에 처한다.
 
 
이 때 동원되는 법률은 토지보상법인데, 토지보상법이 공익사업을 위해 소유권을 박탈하는 일반법적 기능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토지보상법이 재개발사업만을 위한 법률이 아니라 다양한 개발사업에서 토지를 수용하기 위한 일반법적 기능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토지보상법은 신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사용되는 택지개발촉진법을 위해 주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택지개발사업의 필요에 의해 잦은 개정을 겪게 된다.
 
 
그러나 택지개발사업과 재개발사업의 성격이 상당히 상이하기 때문에 택지개발사업을 위해 마련된 토지보상법의 조항은 재개발사업에서 충분하게 기능을 하지 못한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재개발사업과 세입자보상문제도 역시 이러한 문제들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택지개발사업은 전면수용을 전제로 하므로 토지소유자와 세입자의 반발이 거세고 이에 따라 세입자에 대한 보상을 충분하게 마련하는 방향을 취했다. 토지보상법에 ‘생활보상’이라는 명목으로 소유자와 세입자를 가리지 않고 보상해 줄 수 있는 조항들이 다수 마련된 것도 이에 따른 것인데, 예컨대 주거이전비, 영업보상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렇게 해서 토지보상법에 마련된 손실보상조항은 원칙적으로 수용을 전제로 하는 보상이라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토지나 건축물을 수용당하지 않으면 보상조항이 따라오기 어렵지만, 재개발사업에서 이러한 문제는 오랫동안 간과돼 왔다.
 
 
재개발과 유사한 재건축사업은 토지보상법을 매개하지 않고 반대하는 소유자에 대한 매도청구소송을 활용해 왔다. 따라서 매도청구를 당하는 소유자의 세입자는 물론이고 사업에 찬성하는 조합원의 세입자에 대해 손실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식조차 없다.
 

재개발현장에서 수용에 의해 재산권을 잃게 되는 사람은 많지 않고, 이들에 대해 토지보상법이 적용돼 주거이전비 등이 지급되는 것은 당연한 법리다. 그러나 재개발구역내 토지소유자의 대다수는 사업에 찬성한 동의자들이고, 토지를 수용당하는 것이 아니라 재개발사업을 위해 자신의 재산을 출자하는 사업시행자의 구성원들이다.
 
 
그러므로 수용당하지 않는 조합원들에 대해 토지보상법을 적용하고 손실보상을 해주는 것은 정상적인 법해석을 통해서는 불가능하다. 더 나아가 이들의 세입자들에 대해 영업손실을 보상하거나 주거이전비를 지급하는 것도 역시 법적인 근거가 불분명하다.
 

현행법상 손실보상은 수용과 불가분적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자신의 재산을 자발적으로 사업에 출자하는 조합원들과 그 세입자에 대한 손실보상문제는 법의 관심영역 밖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현장에 따라 세입자들이 보상을 받기도 하고 그렇지 못하기도 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풀어야 할 법률은 도시정비법이며 도시정비법에 토지보상법과 다른 특례조항을 만들어야 할 필요성이 여기에 있다. 재개발구역내 세입자의 운명을 사업시행자의 자비에 맡기는 것은 헌법이 정한 법치국가의 원리에 반하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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