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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과 부동산시장
기사입력 08-01-16 15:24   조회 : 4,214
 
 
로스쿨과 부동산시장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전문직역의 하나로 변호사제도가 손꼽히고 있지만, 부동산시장에서 변호사들의 역할은 미미하기 짝이 없다. 부동산 시장이 법률전문가인 변호사들에게 바라는 것은 법적 분쟁이 발생한 후의 소송을 대리하는 일에 국한되지 않는다.
 
 
법조직역이 부동산시장에서 수행해야 하는 것은 자금조달과 사업의 성공가능성에 대한 법률자문, 다양한 사업 중 당해 사업장에 필요한 사업의 법적 특성을 파악해 조언하는 것을 포함해서 사업의 종료 후 복잡한 법적 상황을 정리하는 역할까지 무궁무진하다. 개발사업의 참가자로서 법무자본도 역시 기대되는 분야이다. 누구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현재 시장에서 이러한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는 전문변호사를 찾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엄밀하게 말하면 부동산 시장에서만 변호사들이 그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고 수익이 매우 높고 투자가치가 높은 시장일수록 변호사들은 그 역할을 잘 감당하지 못한다.
 

사회적으로 가장 유능한 인재들이 몰리는 법과대학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길래 그 졸업생들이 이렇게 우리를 실망시키는지 어리둥절할 따름이다.
 

법조인들이 사회적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일차적인 책임은 법학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유수한 법과대학에 있다. 그러나 오랜 기간 법학교육과 무관하게 사법시험제도가 시행된 것도 그에 못지않은 원인이다. 사법시험제도는 의과대학을 졸업한 의대생이 치루는 의사고시와 비슷하게 설계되는 것이 상식적인 것이지만, 법조인 선발권을 독점했던 국가기관이 이를 법과대학에 넘겨주려 하지 않았다. 그 결과 사법시험제도는 법과대학의 권한에서 멀리 떨어진 채 독자적인 선발기준에 의해 운영됐다.
 

법과대학에 입학했던 수많은 학생들은 학교교육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도록 설계돼 있지만, 이 모든 교육과정이 사법시험의 합격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었다.
 

또한 법과대학이 사회적 수요에 걸맞는 과목을 개설하고자 해도 그 과목이 사법시험과목에 채택되기 어렵고 오히려 사법시험의 합격에 방해가 되는 모순에 빠지게 됐다.
 

법조인이 되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관문으로서 사법시험제도는 단순히 법학교육의 소양을 확인하는 과정이 아니고 향후 그 합격자들의 활동방향을 제시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따라서 그 제도의 운영을 단순히 특정 직역의 이익보장이라는 관점에서 운영하고자 했던 그간의 법조인 선발시스템은 법학교육을 파행시키고, 시장에 배출되는 법조인의 적응력을 현저히 떨어뜨렸다. 법학교육과 사법시험이 유기적으로 묶여 있음을 망각한 결과이다.
 

2007년 중순 로스쿨법이 국회를 통과하고 올해 신입생을 선발해 내년이면 로스쿨이 문을 열게 된다. 여러 문제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단 하나 긍정적으로 보아도 좋을 것이 있다.
 

로스쿨에서 부동산과 관련된 분야를 전공하는 학생들이 변호사자격 취득에 불이익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그들이 시장으로 나오면 부동산 시장에서 지금과 다르게 행동할 것이다. 그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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