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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신고의 처분성
기사입력 11-03-28 10:35   조회 : 10,042
 
 
건축신고의 처분성
 
 
 
자신의 토지에 건물을 짓고자 하는 사람은 건축법에 따라 허가를 받거나 또는 신고를 해야 한다. 일정한 규모 이상의 건축물이거나 또는 도시내 건축물은 건축허가의 대상이고, 소규모 건축물은 건축신고를 하고 지을 수 있다. 건축허가는 행정청이 허가를 내주기 전까지는 허가를 받은 것이 아니므로 건축허가를 거부하거나 또는 허가에 대해 가부(可否)의 판단을 하지 않으면 건축을 할 수 없다. 그런데 건축신고는 건물을 짓겠다고 행정청에게 신고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충분하고 바로 건축을 할 수 있는지, 아니면 행정청이 신고를 수리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지에 대해 논란이 있다. 신고라는 표현이 모호해서 생기는 문제인데, 전자로 해석하면 신고는 허가와 확연히 구별된다. 그러나 후자처럼 새기면 건축신고는 건축허가와 거의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건축신고가 반려(거부)되면 결국 건축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건축법 자체는 건축신고의 근거조문만 두고 있을 뿐 신고가 허가와 유사한 것인지, 또는 허가와는 전혀 다른 것인지에 대해 명시적인 조항이 없다. 그래서 어떤 건축주는 건축신고 후 행정청의 응답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착공을 하지만, 조심스러운 건축주는 행정청이 답을 할 때까지 기다리고 행정청에서 거부의 뜻을 밝히면 건물을 지을 수 없다고 받아들인다.

행정법이론에 따르면 ‘신고’는 자기완결적 신고와 수리를 요하는 신고로 구별된다. 자기완결적 신고는 신고하도록 정하고 있는 법의 취지가 행정청에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주민등록법상 전입신고가 대표적인 예이다. 자신의 주소가 변경된 사람은 이사를 가고 나서 일정한 기간 내에 동사무소에 전입신고를 하도록 정해져 있는데, 이 때 전입신고를 행정청이 반려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이사를 왔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전입신고를 한 순간 신고의무는 이행된 것이고, 신고가 반려되었다고 해도 처벌되거나 다시 이사를 가야 하는 것도 아니다. 국민의 입장에서는 신고가 반려되었어도 공법상 제약이 따르지 않으므로 신고를 반려한 행정청의 행위에 대해 취소소송을 할 수 없다. 그 행위가 국민의 공법상 권리의무에 영향을 미치는 처분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처분성).

이에 비해 수리를 요하는 신고는 행정청이 신고서를 심사해서 법령에 적합한 경우에는 수리를 하고, 그렇지 않은 신고는 반려할 수 있는 신고를 말한다. 수리를 요하는 신고는 수리가 되어야 신고의무가 해소되므로 수리되지 않거나 명시적으로 거부(또는 반려)되면 신고대상 행위를 할 수 없다. 만약 신고가 수리되지 않았음에도 그 행위를 하게 되면 신고의무 위반으로 처벌되거나 각종의 행정제제 처분을 받게 된다. 이러한 신고가 반려되면 국민은 그로 인해 공법상 권리에 제약을 받게 된다고 해석되므로, 거부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취소소송이라는 관점에서만 보면 수리를 요하는 신고는 취소소송을 할 수 있어서 국민에게 유리해 보이고, 자기완결적 신고로 취소소송이 허용되지 않아 오히려 불리해 보인다. 그러나 자기완결적 신고가 반려된 것을 다투지 못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현재 신고대상 행위를 해도 좋다고 보기 때문일 뿐이다. 1998년 대법원이 건축신고를 자기완결적 신고로 해석한 후 10여년 만에 대법원은 건축신고의 법적 성격을 수리를 요하는 신고로 변경했다. 최근 대법원 판결들은 10년 넘게 잘못 해석되던 건축신고의 법적 성격을 바로잡았다는 점에서 환영할만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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